스타일크루

NUEAHMIK 김하은 대표 인터뷰

"10년 뒤에도 옷장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누아믹 김하은 대표 인터뷰




플라스틱 함유량을 10% 미만까지 줄여 제작하면서도 감각적인 누아믹은 대중의 취향을 ‘직격’했다. 

간결하게 똑떨어지는 디자인, 그러면서도 입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디테일도 재치만점이다. 

지속 가능한 에코 패션 브랜드, 누아믹의 김하은 대표를 스타일크루가 만나봤다.

세상과 나눌 진솔한 가치

누아믹 = 김하은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임 자체가 제 이름 철자를 거꾸로 읽은 거예요. 그래서 누아믹을 통해서 에코 패션의 가치를 세상과 나누고 싶었죠. 제 경험과 아이디어를 담아서요. 그래서 소재 선정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도 친환경적인 모먼트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거래처들과의 동선을 최대한 간략하게 세팅한 일도 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죠. 

지속가능한 에코 패션으로 시장을 전환하기 위해선 결국 대중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꾸준히 에코 패션이나 친환경 콘텐츠를 올리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부고요.

디자이너이자 인플루언서로

누아믹의 시작


저는 원래 화려한 스타일의 룩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자가드나 폴리 소재를 선호했던 때도 있었죠. 옛날에는 내가 디자인을 하면 자가드와 폴리를 풍성하게 넣은 화려한 옷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기도 했죠.

제 첫 직장은 데님 회사였는데, 2년 동안 다니던 도중 청바지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가치나 생각을 멈추게 된 것도 그 때문이죠. 그때부터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5년도에 첫 번째 사업을 시작해 3년 정도 운영했고, 이후 시드니를 거쳐 캐나다의 비건 핸드백 브랜드와 프리랜서 작업을 마치고 2020년도에 누아믹을 열었습니다.

브랜드 론칭 이후로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에 꾸준히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고 있는 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제대로 끌고 가고픈 마음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좋은 가치는 위인들만 말할 수 있다는 편견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예전의 경험들을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게 누아믹의 시작이에요.

가치를 나누는 에코 패션 브랜드


에코 패션이나 서스테이너블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가 지닌 무드나 내추럴한 컬러감이 좋아서 구매하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때로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나 추구하는 신념을 일상에서 실천하기 위해 ‘의식적인 소비’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굳이 에스닉하고 내추럴한 디자인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다양한 선택권을 드리고 싶었죠. 

그래서 누아믹은 기존 브랜드 라인업과 조금 다른 결의 모던&페미닌룩을 제안하고 있어요.

‘오래 입기’를 권하는 누아믹,

이런 패션 브랜드 또 없습니다


이미 판매된 옷을 떠올리면서 고객들이 어떻게 이 옷을 자주 입고 또 오래 입을 수 있게끔 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그들을 또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죠. 그러다 고객이 자주 입게 하려면 그 사람 몸에 맞게 쉽게 핏을 수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깨달았죠. 그래서 제안한 것이 ‘수선용 맞춤 키트’입니다. 

저는 웬만한 옷은 다 제 몸에 맞게 직접 수선을 해서 입거든요. 그런데 누구나 옷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또, 수선집에 맡긴 이후 미묘하게 달라진 컬러나 텍스처가 불만족스러워 오히려 덜 입게 되는 경우도 있죠. 맞춤 키트는 바로 그랬던 제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보시면 쉬울 것 같아요. 

이 밖에도 원단 자투리로 브랜드 태그를 만들어서 고객이 구입하지 않은 제품의 텍스처나 실제 컬러를 미리 접하실 수 있게끔 돕고 있죠. 사실 태그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으로 취급되지만, 저는 누아믹의 태그조차도 예뻐서 고객들이 오래 간직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경 써서 만들고 있답니다.

부족해도 꾸준하게 노력하기


누아믹은 패션 산업이 지닌 본질적인 그림자를 하나하나 바꾸기 위해 애쓰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친환경 브랜드로서 소재만 ‘에코’스럽게 하는 게 아닌, 제작 과정에서 의류 노동자의 인권이나 옷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매번 고민하고 있죠. 비록 부족하게 시작했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늘 최대를 해내려고 노력해요. 

소재적인 부분에서는 천연 원단과 재생 등 리사아클링 원단을 주로 사용하고,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 섬유의 비율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습니다. 2020년도에 첫 론칭을 한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의 시즌을 거치며 플라스틱의 함유량을 10% 미만까지 낮춘 것도 그 덕분이죠. 그렇지만 지퍼라든가 몇몇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플라스틱 재료를 아예 배제하고 옷을 만들기는 분명 어려워요. 그렇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 꾸준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누아믹의 22 S/S 시즌,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모먼트


이번 시즌 누아믹의 콘셉트는 ‘결혼’이라는 주제를 담았습니다. 라인업 중에는 제가 신혼여행으로 싱가포르에 갔을 때 얻은 영감을 반영한 룩도 있죠. 때로는 갖고 있는 모든 옷 하나하나에 그동안의 추억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만큼 새 옷을 사거나 헌 옷을 버리는 일 자체도 조심하게 되더군요. 사실 옷을 짓는 사람이 옷을 오래 입자고 세상에 말하고 오래오래 입을 수 있게끔 옷을 만드는 건 브랜드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당연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근래 패션을 소비하는 시장의 방식이 점점 더 짧아지고 타이트하게 변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지구와 우리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죠. 그래서 이번 시즌의 누아믹도 ‘더 지속 가능하고&오래 입을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어요.

오래오래 편해야 하니까

그것이 누아믹이 짓는 옷


누아믹을 대표하는 옷이라고 한다면, 역시 그중에 하나는 치치 탑인 것 같아요. 두 가지 컬러로 나왔는데 자세히 보시면 고객이 원하는 핏이나 디테일을 직접 손볼 수 있게끔 조절용 끈을 굉장히 많이 넣었어요. 브랜드에서 옷을 꼭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어떤 방법이나 그런 걸 굳이 정해서 내밀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구매한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법대로 자유롭게 시도를 해보시고 그 과정을 즐기면서 오래오래 입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픽은 원피스 제품이에요. 디자인할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원피스는 디자인에 질리지 않고 더 오래오래 입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했죠. 그래서 앞부분은 조금 심플하게 떨어지는 라인을 제안하면서도 몇 가지 고객이 셀프로 수선을 해서 핏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 요소인 조절용 끈을 또 추가했어요. 플라스틱 지퍼 대신에 코코넛으로 만든 천연 단추를 사용한 점도 포인트죠. 또, 수선한 티가 덜 나게끔 일부러 v자 형식으로 디자인하기도 했답니다. 덕분에 누아믹의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이번 시즌에는 블랙 컬러를 새롭게 추가했는데, 누아믹 공식 사이트랑 스타일크루에서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함께 지지하고 함께 연대하다


저는 ‘패션 레볼루션 코리아’ 크루에 속해 있어요.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세계 최대의 패션 운동을 이끄는 비영리 단체 ‘패션 레볼루션’의 한국 지부입니다. 당장은 7명 정도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이지만, 다들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가끔은 놀라기도 해요. “어떻게 이런 사람들만 모은 거지?”란 생각이 들 때도 있죠. 팀원들을 보면서 그 친구들도 지속 가능한 패션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노력하며 연구하고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저도 힘을 얻습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게 굉장히 큰 힘이 되더군요.



스타일크루X누아믹


스타일크루는 저희가 입점할 때부터 지금껏 가장 많이 반겨주고 도와주신 편집몰입니다. 저는 누아믹의 옷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옷장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당장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브랜드를 알려야 했죠. 당시 입점 신청을 하고 나서 MD 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는데, 대표님께서 에코 패션이나 지속가능 브랜드에 대해서 평소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하시면서 스타일크루에 입점을 신청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을 해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도 스타일크루에서 굉장히 서포트를 많이 해주시면서 누아믹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단순히 브랜드의 인지도나 매출을 떠나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좋은 가치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케어해주시는구나, 하는 느낌을 그때 많이 받았죠. 항상 감사드리는 스타일크루, 앞으로도 누아믹이 응원하겠습니다.